온라인 콘텐츠 제작에서 오디오 생성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작업입니다. 과거 스튜디오를 빌려 성우를 섭외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TTS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고품질 오디오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TTS 서비스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존 TTS 서비스의 한계와 실망
초기에는 클로바더빙이나 TypeCast 같은 한국어 지원이 우수한 서비스를 사용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발음과 억양으로 블로그 글에 오디오 기능을 추가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후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레븐랩스, 구글 Gemini Flash TTS, MS Azure 등 다양한 해외 서비스를 테스트했습니다. 각 서비스마다 장단점이 있었지만, 대규모 작업에는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었습니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구글 TTS나 갤럭시폰의 기본 읽기모드가 여전히 1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오픈소스 기술 수준이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데도 품질 향상이 없는 것은, 유료 TTS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적 제한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최근 화제가 된 Qwen3의 내 목소리 TTS도 테스트해봤습니다. 무료라는 점과 자신의 음성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컨셉은 매력적이었습니다. 몇 줄의 짧은 글 테스트에서는 한국어 음질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5000자 정도의 블로그 글을 변환하자 40분간 작업 후 앞뒤 일부만 정상 음성이고 중간은 고음의 잡음으로 채워진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무료라는 이유로 완성도 없는 제품을 내놓는 것은 벽돌을 배송받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구글 Gemini도 3.8과 4 아르곤 업데이트로 TTS 모델이 개선되었지만, 고질적인 쇳소리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API 사용으로 별도 토큰을 소비하게 하면서도 이런 기본적인 품질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Supertonic TTS, 대규모 오디오 제작의 구원자
1600쪽 분량의 텍스트를 오디오로 변환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앞두고, 일레븐랩스 같은 유료 서비스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찾은 것이 GitHub 오픈소스인 Supertonic TTS입니다.
이 솔루션은 CPU 환경의 일반 PC나 서버에 설치 가능하며, 빠른 속도와 함께 남녀 각 5종씩 한국어 음성을 지원합니다. 5000자 정도의 블로그 글을 오디오로 만드는 데 3분도 걸리지 않았고, 품질도 실용적 수준입니다. 감정 표현이나 일부 어색한 발음은 오디오 스크립트 생성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 가능한 범위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1600쪽 책 전체를 단락별 mp3 파일로 자동 생성하는 시스템을 급하게 구축했습니다. 전체 작업 규모는 291개 절, 5969개 문단, 약 181만 자에 달했습니다. 테스트로 1절 34문단을 먼저 처리해보니 6분 21초가 걸렸고, 이 속도로 계산하면 전체 작업에 약 19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최종 오디오 총 길이는 약 80시간 분량으로, MP3 압축 시 약 3.5GB 정도의 용량이었습니다.

서버 최적화와 실제 작업 과정
서버는 CPU 4코어 중 3코어를 사용하되, 가장 낮은 우선순위인 nice 19로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웹사이트 요청이 먼저 처리되어 서비스 중단 없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작업 시작 직후 서버 부하는 2.4 정도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새벽부터 시작한 작업은 8시간 만에 절반 정도 완료되었습니다. 오디오 품질도 만족스러웠고 처리 속도도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한국어 버전이 끝나면 영어와 일본어 버전도 제작해야 하니, 총 2~3일이 소요되는 방대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오픈소스 TTS가 가져온 가능성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것은, 오픈소스 TTS 기술이 상업용 서비스 못지않은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규모 텍스트 변환 작업에서는 비용 효율성과 처리 속도 면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보입니다.
물론 감정 표현의 섬세함이나 완벽한 발음에서는 일레븐랩스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가 여전히 우수합니다. 하지만 블로그 오디오 기능, 오디오북 제작, 교육용 콘텐츠 등 실용적 목적에서는 Supertonic TTS가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오픈소스 TTS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품질이 개선된다면, 콘텐츠 제작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기술의 민주화가 가져올 변화가 기대됩니다.
댓글 0